명조는
쿠로게임즈에서 제공하는 오픈월드 ARPG 입니다.
뭐, 이 글을 보고 계시다면 모르시는 분은 없겠죠.
사실 저는 쿠로게임즈의 전작인 퍼니싱:그레이 레이븐도 해봤기 때문에
명조에 대해서 반은 기대를, 반은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 회사의 액션이 가미된 전투와 캐릭터 디자인은 보증 수표라고 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 그 외의 콘텐츠, 시스템, 게임 구조 등은 노하우가 없어서인지 기대에 못 미치는 부분들이 많았거든요.
'명조'도 야심차게 오픈월드라는 장르에 도전했지만,
'오픈월드'라는 것은 단순히 액션만 좋다고 해서 성공할 수 있는 장르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단점들이 더 많이 부각되지 않을까 생각했구요.
때문에 2일이라는, 굉장히 짧은 시간 플레이를 해보고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을 한번 적어보려고 합니다.
장/단점을 위주로요. 특히 라이벌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원신과의 비교를 통해서.
1. 장점
첫번째로는 서브컬쳐에서 가장 중요한 캐릭터 디자인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벌써 2차 창작이 많이 꽤나 많이 나왔을 정도로 귀여운 앙코를 비롯해서, 음림까지.
이 외에도 많은 캐릭터들이 존재합니다만
뭐 사실 서브컬쳐 게임에서는 어느 게임이든 캐릭터의 매력을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여기고 어필하기 때문에
이것만 가지고서는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없겠지만,
현재 시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원신과의 차이입니다.
원신은 주 타겟층을 성인 남성 유저 뿐만이 아니라 여러 나이대와 성별, 인종에 관계없이 넓게 보고 있기 때문에
남성 캐릭터와 여성 캐릭터가 계속해서 번갈아 나오는 편이며, 서브컬쳐 팬들이 원하는(?) 여성 캐릭터들의 디자인이 굉장히 수위가 낮은 편입니다.
다만, 논란이 되었던 것은 1년간의 '남자 캐릭터 러쉬'와,
스타레일에서 보여줬듯이 '남성 캐릭터는 벗기고, 여성 캐릭터는 있었던 디자인도 수정하며 검열한다' 라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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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 캐릭터의 가슴 구멍에 진심인 호요버스 >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여성 캐릭터들을 차별하는것이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죠.
물론, 여성 캐릭터의 픽업은 사실상 성능과는 무관하게 디자인만으로도 매출과 크게 연결되어있는만큼 어찌 보면, 상대적으로 평범하게만 나와도 절반 이상은 먹고 들어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서브컬쳐 게임에서 남성 캐릭터로 오면 이런 흐름이 조금 달라집니다.
애초에 서브컬쳐를 플레이하는 대다수는 남성 플레이어들이며, 이들은 남성 캐릭터를 뽑기를 기본적으로 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원신의 경우에는 조금 다릅니다. 플레이 비율만 놓고 보자면 여성 유저층과 남성 유저층이 크게 차이가 없을 정도로 남녀가 모두 즐기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단편적으로만 보더라도 여성 캐릭터만 낼 수는 없습니다. 때문에 호요버스에서는 남성 캐릭터의 매출을 상향평준화 하기 위해서, 게임에서도 평균적으로 남성 캐릭터들을 상향 평준화하는 방법을 사용하게 된 것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매출 그래프를 보아도 알 수 있듯, 여성 캐릭터가 항상 매출이 높았기 때문에 남성 캐릭터를 보완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죠.
다만 너무 노골적이었던 것이 오히려 플레이어들에게 반감을 사게 된 부분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가슴구멍은 실제로 여성 플레이어의 취향도, 남성 플레이어의 취향도 아니었거든요.
이렇게 장황하게 설명하는 이유는, 미래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당분간은 명조에서 나오는 여성 캐릭터들의 디자인이
원신과 비교했을때 명조만의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캐릭터 디자인이 조금 약해도 충분히 가능할만큼 말이죠.
물론, 캐릭터 디자인의 경우 개개인의 취향이 다 다른데다가
게임이 매력적이어야지만 고려될 수 있는 부분이긴 하지만요!
두번째로는 역시나 차별화된 '액션' 입니다.
원신의 전투는 캐릭터 자체의 성능과 그로 인한 조합이 핵심이었다면,
명조의 전투는 여기에 더해 각 캐릭터의 QTE와 캐릭터 교체 시 발생하는 추가 효과로 인해 전략적인 부분을 조금 더 강화시켰고,
무엇보다 회피와 패링, 에코 어빌리티를 통한 추가 스킬과 패턴 파훼로 액션성을 심화시켰기 때문에
ARPG로써의 면모는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아직 레벨이 낮으므로 제 말에 신빙성이 없긴 합니다만..
이것은 뭐 두말하면 입아프니까 그냥 넘어가도록 하죠.
세번째로는 상대적으로 혜자스러운 BM 입니다.
사실 우스갯소리로 게임보다 BM이 더 중요한 시대가 왔다고 할 만큼, 이 부분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BM은 게임 서비스에서 노리는 주 타겟층을 기준으로 설계하기 때문에, 이것만 봐도 이 회사가 어떤 노선을 타는지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과금 가격이나 전반적인 BM은 호요버스식 (원신식) 과 굉장히 비슷합니다.
월정액, 배틀패스, 초회 2배, 유료 재화의 가격까지 (1트럭 기준 119,000원) 똑같습니다.
다만,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 여러개 있는데
우선은 유료재화(뽑기권)의 구분입니다.
우선 인게임 상점을 정리해 보았는데
놀랍게도 캐릭터 뽑기권과 무기 뽑기권 (한정), 통상 뽑기권이 구분되어 있었습니다.
또한, 픽업중인 캐릭터와 통상 5성 캐릭터 모두 최대 2회까지는 한계돌파를 구매해서 할 수 있도록 설정했다는 것입니다.
상점의 소모 재화를 보면 알 수 있듯이, 1뽑 = 8재화이므로
대략 34회의 뽑기 분량 *2 으로 무려 '한정 캐릭터'를 2돌파까지 할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파격적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또, 호요버스 게임의 경우 한계돌파를 구매해서 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한정 뽑기권은 나눠져 있지 않는데요
이 부분에서 조금 걱정이 되었지만 (보통 재화를 나눠놓을수록 유동성이 줄고 경직성이 생겨 유저들에게는 좋지 않다)
오히려 무기 뽑기권을 따로 추가로 구매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있어 또다시 파격적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왜냐하면, 원신의 경우에는 매달 한정 뽑기권 5장, 통상 뽑기권 5장, 총 10장이 배포(?)되지만,
명조의 경우 이와 같이 구분이 되어있기 때문에 한정 캐릭터 뽑기권, 한정 무기 뽑기권, 통상 뽑기권을 각각 교환할 수 있고
각각의 개수도 원신에 비해서 1개 많은 6개씩 해서 총 18장을 먹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근데 왜 첫 달을 5월이 아닌 6월까지로 잡았니 정말 감없네 후)
여기서 그치지 않고, 뽑기 확률의 경우
캐릭터 천장 80뽑, 무기 천장 80뽑으로 캐릭터는 원신과 다를 바 없지만,
무기는 반천장이 없습니다. 반드시 픽업 무기만을 획득합니다. (??! 근데 당연히 이랬어야 하는거 아닌가)
뭐.. BM을 들여다 보고 있자면 아무리 봐도 ㅋㅋㅋㅋ 노렸다고밖에 설명이 안되지만
업체간의 경쟁은 소비자를 춤추게 해요
어쨌든 BM에서만큼은 명조의 손을 들어줄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외에도 여러 장점들이 있지만, 일단 눈에 띄는 것은 여기까지였습니다.
2. 단점
사실.. BM을 제외하면 조금 은은했던 장점들과 다르게, 단점들은 꽤나 명확합니다.
제가 쿠로게임즈에 대해 우려했던 부분들이 사실상 적나라하게 다 나와버렸다고 할까요?
제일 큰 단점은 지금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스토리' 부분입니다.
물론 중, 후반부에 들어가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바뀌긴 하나
제일 중요한 도입 부분의 스토리가 정말 난잡하기 이를 데가 없습니다.
참 이상했던 점은 현지화 팀을 사내에 둔 덕분인지 문장들이 중국식 화법은 아니라고 느껴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평가를 내린다는 것인데요, 그 원인에는 아래와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우선 원래도 문제가 되었듯 고유명사의 남발이 첫번째 문제였으며
아마 피드백을 받고 스토리를 부랴부랴 뜯어고쳤기 때문에 오히려 더 단점만 부각시킨 것 같은
너무나도 부족한 부연 설명..
전 이놈의 호리병이 무엇인지 나중에서야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초반 스토리에 매력을 눈곱만큼도 느낄 수 없었다는 점이었습니다.
나중에야 복선이 회수가 되겠지만, 요즘은 초반에 이해못할 뜬금없는 연출이나 컷신을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
또, 초반 동료들의 캐릭터가 너무나도 평범 그 자체라는것 또한 전혀 서브컬쳐스럽지 않은 전개 방식이었구요.
게다가 3인칭 시점인 게임 특성상 초반에 캐릭터가 너무 많이 나오는 것은
오히려 게임을 난잡하게 만들어서 몰입을 방해하기도 하죠.
때문에 개인적으로 서브컬쳐 유저들이 원하는 것을 전혀, 그 무엇도 반영하지 못한 도입부 스토리였다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원신'의 경우에는 위와 같이 도입부에서 커여운 페이몬을 만나며 생각보다 색다르고 깔끔한 전개를 보여 주었습니다.
원신이야 그 때 당시 처음 보는 서브컬쳐+오픈월드 수집형 RPG라는 장르의 힘도 있었지만
신선한 동반자 캐릭터와 전개도 재미를 주는 데 충분히 제 몫을 다했습니다.
물론 그 이후 리월과 이나즈마에서는 스토리가 너무나도 중국색으로, 중국식 화법으로, 또 역시나 고유명사의 남발로 인해 안좋은 평가를 많이 받았지만요. 당연히 오픈 당시 이나즈마까지는 어느정도 기획이 잡혀 있었을 것이기 때문에 호요버스도 이를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겠죠.
중국식 전개야, 개발사도, 스토리 작가도 중국 사람이니 어쩔 수 없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신에서조차 도입부에는 제법 색다름을 많이 보여주는 식으로 다이얼로그를 배치했던 이유가 바로
도입부에서 제대로 이목을 끌지 못하면 유저들은 플레이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냥 그대로 게임이 도태되어버리는거죠. 유저들은 냉정합니다. 특히나 오늘날은 더욱 더요.
원신을 레퍼런스 삼을 거였으면 이런 부분도 제대로 벤치마킹 하지 그랬니...
두번째로는 애매한 오픈월드 퀄리티입니다.
아.. 정말 이렇게까지 말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근데 혹시나 오해하실까봐 말하자면
물론! 당연히! 오픈월드로써의 기본적인 재미는 정말 충실히 제공해 주는 게임입니다.
그러나, 젤다를 카피했다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원신이 성공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단순히 오픈월드 게임이었기 때문에?
아뇨, 원신이 주는 '차별화된' 오픈월드 컨텐츠와 '뛰어난 퀄리티' 덕분이었습니다.
물론 젤다의 전설:야생의 숨결에서 많은 부분, 정말 상당히 많은 부분 레퍼런스 삼은 것은 맞지만
모두가 인정하듯 원신에서만 느낄 수 있는 오픈월드의 재미가 존재했습니다.
이 근간에는 다양한 원소끼리의 상호작용 시스템과 미려한 카툰풍 그래픽, 아름다운 레벨 디자인이 있었죠.
그런데 생각보다 명조의 오픈월드에서는 뛰어난 퀄리티도, 장관에서 오는 감동도 잘 느껴지지가 않았습니다.
조금 안좋게 말하자면 시즌 초반의 '타워 오브 판타지' (타오판 유저분들 죄송합니다) 의 느낌이 났고..
아뇨, 오히려 타오판보다 조금 덜 와닿았어요.
이 이유는 아마 오픈월드를 구성하는 노하우의 부족과 차별화가 부족했고 잔존하는 버그들이 많다는 점이 있겠죠.
그러나 무엇보다도 제일 저에게 큰 단점으로 다가왔던 것은
분명 호쾌하고 스타일리쉬한 오픈월드를 보여주겠다고 했던 것 같은데
까놓고 보니 전혀 스타일리쉬한 오픈월드가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벽을 뛰어서 올라가는 것 자체는 좋았지만
'로프'의 경우 존재 의미가 무색할 정도로 비거리가 굉장히 짧았고
'공중 대쉬' 역시 호쾌하다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짧은 이동 거리..
'활강'은 오히려 원신에 비해 너프된 수준이고요.
게다가 '원신'에는 이미 '야란', '방랑자', '리넷', '사유' 등 좋은 이동기를 갖고 있는 캐릭터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이 정도로는 쿠로게임즈에서 보여주고 싶었던 차별화된 콘텐츠들을 다 보여줄 수 없었다는 점이 너무 아쉬웠습니다.
두 게임에 비해서 짜임새 있지 못하고 어딘가 비어보이는 오픈월드.. 라는 것 역시 아쉬운 점이기도 하구요.
실제로 플레이해보면 이 점이 더 와닿더라구요.
그러나 정말 하고싶었던 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선의 의지가 강하다는 점.
충분히 수작이라고 불릴만 하며, 앞으로가 더욱 더 기대된다는 점.
쿠로게임즈에서도 이와 같은 문제점들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꾸준히 유저들에게 어필하는 점
이것들이 유저들로 하여금 계속해서 플레이하게 하고
더 나은 앞으로의 콘텐츠들을 기대하게 한다는 점이 희망이다! 라는 것입니다.
저 역시 앞으로도 계속 명조를 믿고 플레이할 것 같고
쿠로게임즈 파이팅입니다 !!
근데 정말 이것들.. 이렇게 구분 안되게 만들었어야만 했니 이녀석들아!!! 나 번개랑 벼락 헷갈려서 이상한거 캤다고 으아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