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게임 기획

[게임 기획]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론과 게임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트릭시 2024. 6. 14. 20:29

게임 플레이 양상과 게임 기획에는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론을 적용시킬 수 있다.

욕구 단계론에는 5단계부터 8단계까지 존재하는데,

게임과 관련지어서 어떻게 생각하면 좋을까 생각하다 보니 글을 쓰게 되었다.

 

 

내가 생각하는 욕구 8단계의 게임 적용은 아래와 같다.

 

1단계에는 본능에 의한 욕구가 존재하는데,

게임 초반에는 복잡한 시스템을 탐구하려고 하기보다는

당장 눈 앞의 적을 이기고 성장하고 싶다는 욕구가 아주 강할 것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게임이 간략한 스토리 설명과 함께 바로 전투에 임할 수 있도록 초반의 흐름을 기획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유저의 본능적인 욕구를 만족시키고, 게임을 플레이 할 동기를 확실하게 주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기획에도 다 의도가 있다.

 

1단계 : 간단한 설명과 함께 직관적인 전투, 또 전투 !

 

 

2단계에서는 전투를 반복해가며 점점 재화에 신경쓰게 되고 높아지는 난이도에 따라 죽지 않기 위해 힘쓰게 된다.

이제는 완전히 본능적인 욕구만을 따라가지 않으며, 이에 따라 초반 전투 이후 여러 게임들은 재화와 강화 등에 대해 설명한다. , 게임에 따라서는 죽음에 대한 패널티를 설정하기도 한다.

 

이 죽음에 대한 기획 의도는 게임마다 다르겠지만 (2단계 욕구를 위해, 혹은 패널티를 줌으로써 죽지 않게 물약을 사게 되고, 더 좋은 장비를 위해 강화를 하거나 플레이를 계속하게 되는 등 컨텐츠 순환의 요소로써도 소폭 활용할 수 있다.) 소울라이크 게임이 아니고서야 대부분의 의도는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2단계 : 슬슬 감이 오나..? ㅋ

 

 

3단계에서는

다시 이런 반복 플레이에 지쳐 커뮤니티를 찾거나, 개발진의 의도 하에 퀘스트를 하고 마을에 들어가며 NPC에게서 관계를 느끼기도 한다. 길드나 친구 등의 시스템이 여기에 속한다.

혹은 게임에 동료 시스템이 들어가 있는 경우, 이를 통해 소속감을 주기도 한다.

3단계 : 동료를 영입하거나, 퀘스트를 시작하는 시점이 된다.

 

 

4단계에서는

위와 같은 기초적인 게임 플레이에 대한 욕구가 만족되고, 이 게임에서 더 높은 성취를 이루고 싶어하게 된다.

따라서 이때부터 높은 수준의 장비를 갖고 싶어 한다. 보통 이 단계는 만렙 이후에 제대로 시작되는 경우도 있으며, 이를 위해 코어 콘텐츠를 즐기게 된다. 즉, 이 게임에 유저를 끌어당기고 매출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여기까지의 단계가 우선적으로 충족되어야 한다.

 

4단계 : 어디 좋은 장비 없나..?

 

중국 게임의 경우, 애드테크를 포함하여 BM이 굉장히 고도화되어있어서 1~3단계에서도 각종 패키지를 추천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문화에서 오는 차이이지, 결국 그 상품들의 구매 결정 또한 1~3단계를 조금 더 효율적으로 즐기고 싶다는 인간의 욕구에서 온다. 즉, 초기 플레이의 레벨 디자인에 굉장히 많은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으며, 라이브가 계속되면서 1~4단계가 늘어지고 장벽이 생기기 마련이므로 꾸준히 이 부분을 개선해나가야 한다.

이딴걸로 희망이 생기겠니 루피루피야..?

 

5단계에서는

코어 콘텐츠를 플레이하며 게임의 심도 있는 이해를 원하고 어떤 장비가 효율적인지, 어떤 콘텐츠가 효율적인지 욕구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된다.이 단계에서 보통 그 게임이 주려고 하는 코어 컨텐츠와 핵심 경험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웬만큼 플레이를 했는데도 이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럼 둘 중 하나이다.

그 게임이 똥겜이거나, 당신은 아니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아직 코어 컨텐츠를 경험하지 못했거나.

5단계 : 그니까 고대 만드려면 이걸 돌면 된다는거죠? 그렇게 트라이팟에서 선채로 죽었다.

 

 

6단계부터는 양상이 조금 다른데, 이는 매슬로우의 제자들이 추가한 이론이기 때문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여기부터는 그냥 이정도의 고차원적인 욕구가 존재한다는 것 정도로만 생각한다.

 

 

6단계에서는 단순 플레이에서 벗어나 아름다움, 질서, 균형을 추구하게 된다.

게임에서 필요한 조작을 다 익히고 핵심 콘텐츠를 즐기면서도

경관이 아름다운 게임들은 이 경관을 보며 감탄하기도 한다.

 

여기까지가 단계적으로 잘 되어있는 게임을 흔히 갓겜이라고 부르게 되는 것 같다.

 

오픈월드의 심미성을 잘 살린 게임의 예로는 원신, 오픈월드는 아니지만 보통 심리스한 너티독 게임(라오어, 언차티드)이 이러한 단계를 느낄 수 있다.

 

6단계 : 게임을 하다 풍경을 보며 팬티를 갈아입게 된다. 필자도 인게임에서 이 장면을 보고 지릴뻔했다.

 

출처 : https://m.heroes.nexon.com/ucc/screenshot/View?page=23&postno=223531

6단계 : 결국 남는건 룩딸뿐이야

 

, 아름다움 뿐만이 아니라 온라인 게임에서는 흔히 밸런스를 추구하게 되기도 한다.

내가 5단계까지 캐릭터를 잘 이해하고 키워 왔건만, 그 너머를 보니 저 캐릭터는 같은 스펙에 더 강하네..? 커뮤니티로 간다

이런 생각을 이때부터 하게 된다.

 

데모닉좀 살려줘 강선이형.. 대재학.. 지표 완벽하다며...!!

 

 

7단계에서 게임 플레이는 거의 종착역에 다다르게 된다.

랭커를 찍고 싶다거나 하는 대단한 목표부터, 원하는 장비 세팅을 하고 싶다던지 혹은 소울라이크 게임을 하다 보면 이 보스만큼은 꼭 잡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다.

 

필자의 경우에는 엘든 링을 처음 접했을 때 멀기트가 가장 그러했고, P의 거짓을 하면서는 로미오와 락사시아가 그랬다.

멀기트를 아무 장비도 없이 기본 장비로 공략하며 4시간을 썼는데, 이렇듯 나를 성장시키며 클리어를 바라는 욕구가 존재하게 된다.

 

7단계 : 잠깐, 말레니아..? 으윽 머리가..

 

 

8단계까지 가면 사실 이제 게임의 콘텐츠 내에서는 할게 없는 수준이다. 그럼 그때부턴 뭘 하느냐?

할게없는 양반들이 기어이 직접 콘텐츠를 만들어 버린다.

또, 자기 자신의 플레이를 초월해서 이제는 남을 플레이하고 싶어한다.

 

 

특히 뉴비들을 보면 군침이 싹 돌면서 이 녀석을 정착시키고야 말겠다 하는 의지가 타오르게 되는데,

이는 자기 자신의 성장을 위해서라기보다는 타인을 도움으로써 자신을 초월한 욕구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라고 생각이 된다.

 

8단계 : 역시 게임은 뉴비 키우기가 제일 맛있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썼지만

확실히 뇌 과학과 게임은 관련이 굉장히 많다고 생각된다.

 

이런 부분들이 이미 여러 게임들에게서는 거의 공식과도 같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것을 잘 이해하고 있을 때 상황에 맞는 올바른 기획이 나온다고 생각한다.